가까이 있으면서도 호수면의 색이 각기 다른 수수께끼의 삼색호

아직 관광지로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어도 신비한 지구의 메커니즘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장소는 많다.

인도네시아의 플로레스 섬에 솟아 있는 클리무투 산 Gunung Kelimutu 의 화구호를 내려다보면 바로 실감할 수 있다.

여러 섬들을 거느린 인도네시아의 중부, 소순다열도의 중앙에 위치한 플로레스 섬은 동서로 약 300km에 달하는 길다란 섬이다. 1992년 12월 진도 7.5의 대지진이 일어나 피해를 입었지만, 다행히 섬은 순조롭게 복구되어 활기를 되찾아 가고 있다.

플로레스 섬이 가진 매력은 아직 관광지로서 본격 개발되지 않아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섬을 방문한다면 꼭 찾고 싶은 장소가 있는데 바로 섬 한가운데 솟아 있는 활화산 클리무투이다.

산기슭을 출발하여 정상 부근까지 가는 버스를 타면 1시간이 걸린다. 버스 종점에서 화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가면 3개의 화구호가 눈앞에 펼쳐진다.

신기하게도 이 3개의 화구호는 다른 색을 띄고 있다. 전망대의 남동쪽에 있는 호수는 암녹색, 북쪽의 호수는 흰색, 그리고 전망대 서쪽에 있는 호수는 검정색의 호면이 펼쳐진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색깔의 호수가 펼쳐져 있는 풍경은 어딘지 모르게 신비한 분위기가 넘친다. 함유하고 있는 광물에 따라 색이 다른 것이라고 하는데, 20년 전에는 암녹색의 호수는 빨간색, 흰색은 파란색, 검정색은 흰색의 호수였다고 한다.

색이 변한 이유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지구의 신비함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이야기가 있는 세계지도 - 오기노 요이치 지음 김경화 옮김 푸른길 출판사]